현대차의 끝없는 전동화 드라이브, 튀르키예 거점 확대와 시장의 러브콜
글로벌 모빌리티 패권을 쥐기 위한 현대자동차의 잰걸음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유럽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핵심 전초기지로서 튀르키예의 역할이 한층 격상되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현대차 튀르키예 법인(HMTR)은 현대모비스와 손잡고 이즈밋(İzmit) 공장 내에 배터리 시스템 조립 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투입되는 자금만 5,5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965억 원에 달한다.
단순히 배터리 공장 하나 짓고 끝날 일이 아니다. 이번 투자는 총액 7억 1,500만 유로(약 1조 2,548억 원) 규모로 짜인 거대한 전동화 마스터플랜의 일환이다. 당장 다가오는 8월부터 새로운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3’의 양산이 시작되며, 향후 쏟아질 하이브리드 및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을 위한 밑그림 작업까지 이즈밋 공장에서 도맡게 된다. 완성차 조립을 넘어 전동화 핵심 부품의 내재화까지 튀르키예 현지에서 완결 짓겠다는 공격적인 전략이 읽히는 대목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현대차의 광폭 횡보를 바라보는 국내 자본 시장의 시선이다. 기업의 미래 가치에 대한 묵직한 베팅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종 산업군에 속한 전통 제조업체마저 현대차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이 그 단편적인 예다. 코스피 상장사인 만호제강은 최근 약 103억 원을 들여 현대자동차 주식 2만 382주를 취득했다고 5일 공시했다.
지난 4일에 주식 매수를 마친 만호제강의 현대차 지분율은 0.01%가 되었다. 이들은 이번 대규모 지분 확보의 목적을 두고 ‘단순 투자’라고 선을 그었다. 본업인 와이어로프 및 강선 제조와는 직접적인 사업 시너지가 없는 상황에서 100억 원대 자금을 오직 현대차의 펀더멘털과 성장성에 기대어 묻어둔 셈이다.
공격적인 해외 설비 투자로 모빌리티 생태계의 판을 흔들고 있는 현대차, 그리고 그 잠재력을 포착해 기꺼이 거액의 현금을 던지는 시장의 움직임. 언뜻 별개의 공시표처럼 보이는 이 두 가지 소식은 결국 ‘전동화’라는 거대한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면서 기업의 가치가 어떻게 재평가되고 자본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