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온라인 직구로 유럽 시장 공습 본격화

포화 상태에 이른 내수 시장의 치열한 가격 경쟁을 피해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특히, 복잡한 통관 및 인증 절차 없이 소비자의 집 앞까지 차량을 배송하는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이 등장하며, 유럽 자동차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유럽 소비자, 클릭 한 번으로 중국 전기차 구매 시대 열려

최근 중국산 친환경차 전문 이커머스 플랫폼 ‘차이나 EV 마켓플레이스’가 유럽 시장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유럽 소비자들이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통관, 세금 납부, 현지 인증 및 등록까지 모든 절차를 대행하여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것입니다.

해당 기업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야쿱 게슬은 “이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는 직접 수입 시 겪어야 했던 복잡한 행정 절차와 장벽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유럽 소비자들이 처음으로 아무런 불편 없이 중국산 전기차를 자택에서 바로 받아볼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간편한 구매 방식은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유럽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는 유럽연합(EU)과 중국 간의 관세 및 무역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 유럽 시장 뒤흔드나

‘차이나 EV 마켓플레이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약 7,000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66%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판매된 차량의 대부분은 EU가 부과하는 최대 35%의 추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무기는 가격 경쟁력입니다. 이탈리아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토’에 따르면, 샤오미 SU7은 28,900유로(약 4,200만 원), BYD 돌핀 서프는 9,400유로(약 1,370만 원), 테슬라 모델 3(중국산)는 30,400유로(약 4,400만 원), 폭스바겐 ID.4(중국산)는 25,600유로(약 3,700만 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는 유럽 현지 공식 판매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입니다.

플랫폼은 차량이 EU 항구에 도착하면 모든 통관 절차와 관세 납부를 처리한 후, 유럽 전역으로 배송합니다. 체코 프라하의 인도 센터에서 직접 차량을 수령하거나, 소정의 추가 비용을 내면 원하는 국가의 자택으로 배송받을 수 있습니다. PHEV 차량의 경우, CO₂ 배출가스 테스트를 위해 약 400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수익성 악화, 중국 내수 시장의 ‘출혈 경쟁’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처럼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극심한 내수 시장의 경쟁이 있습니다. 중국자동차딜러협회(CADA)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중국 내 신차 딜러 중 흑자를 기록한 곳은 30%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2024년의 39%보다 감소한 수치이며, 53%는 손실을, 나머지는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맞췄습니다.

끝없는 가격 전쟁이 수익성 악화의 주된 원인입니다. 제조사들이 주도하는 할인 경쟁과 정부 보조금이 판매량 증가에는 기여했지만, 딜러들의 마진을 깎아 먹었습니다. 딜러의 74%가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차를 판매했으며, 그 결과 평균 총 마진율은 -22%로, 지난해의 -18%보다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일부 제조사들은 경영난에 처한 딜러들에게 직접적인 자금 지원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긍정적인 부분은 친환경차 시장에서 나타났습니다. 순수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주로 취급하는 딜러 중 43%가 흑자를 기록했으며, 손실을 본 비율은 34%에 그쳤습니다. 반면, 내연기관차 중심의 딜러들은 26%만이 흑자를 냈고, 59%가 손실을 기록하며 대조를 보였습니다.

글로벌로 향하는 중국의 야망, 수출만이 살길

포화 상태의 내수 시장을 벗어나기 위해 중국 제조사들은 해외 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중국은 1,170억 달러 상당의 자동차 640만 대 이상을 수출했습니다. 2025년 상반기에만 이미 300만 대 이상을 해외로 보냈으며, 이 중 100만 대 이상이 전기차였습니다.

대표 주자인 BYD는 브라질, 헝가리, 터키, 태국에 현지 생산 공장을 건설하며 글로벌 시장에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해외에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원활한 물류를 위해 자체 화물선단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볼보, 폴스타 등 유럽 브랜드를 소유한 지리(Geely) 자동차 역시 글로벌 영토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의 이러한 행보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신호탄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