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금속 랠리, 금값 사상 최고치 경신

귀금속 시장의 기록적인 랠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화요일, 금 가격은 온스(31.1그램)당 약 3,759달러를 기록하며 새로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는 올해 들어 37번째 최고가 경신입니다. 이와 함께 은 가격 역시 약 1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여 온스당 약 44달러에 거래되었습니다.

미 연준의 통화 정책과 시장 영향

단기적으로 이러한 가격 상승은 통화 정책의 변화에 힘입은 바가 큽니다. 바로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며, 남은 기간 동안 두 차례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귀금속은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 환경에서 강세를 보입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국채와 같은 다른 안전 자산의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과 은이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상합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금 가격과 금리의 전통적인 상관관계는 다소 약화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해 초부터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를 상회하는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금 가격은 여러 차례 단기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통상적으로 높은 채권 금리는 금의 매력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연준의 독립성 논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금속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에는 다른 요인들이 있습니다. 런던의 귀금속 거래업체 불리온볼트(Bullionvault)의 수석 분석가 애드리안 애쉬는 현재의 랠리가 미국의 정치적 안정성에 대한 우려, 관세 문제,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최근 미국 행정부가 연준의 독립성을 침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애쉬가 언급한 연준에 대한 영향력 행사 시도는 두 가지 사건으로 요약됩니다. 첫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리사 쿡 연준 이사를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로 해임하려 하고 있습니다. 쿡 이사는 이러한 혐의가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는 구실에 불과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직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은 갑작스럽게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의 후임으로 자신의 경제 고문인 스티븐 미란을 연준 지도부에 임명했습니다. 미란은 임명 직후 지난 화요일 통화 정책 결정에 참여했으며,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을 때 위원회에서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던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