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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정신장애인이 행복한 나라_핀란드를 다녀와서 ②정신보건문제는 정치적 문제, 동료 지원과 전문가 경험 강조하는 국가계획 수립, 국가와 민간 의료기관의 중계자, 핀란드 중앙정신보건협회
 

가나병원 윤형곤원장

(대한정신의료기관협회 부회장)

정신장애인 보건복지 자원배분을 얼마만큼 우선적으로 배정하는지 하는 것은 유럽 복지선진국에서도 정치적 난제이다. EU에서 정신보건비용은 전체 GNP의 3~4% 수준이고, 유럽 인구의 25%가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WHO, 2015), 정신장애연금이 장애연금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다. 

WHO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울과 불안 치료에 US $1 투자하면 US $4의 수익으로 전환된다는 연구가 있다. 이것은 그만큼 정신보건의료의 임상 효율성이나 비용 효율성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관심을 갖고 있고, 현재 정신보건의료분야가 주요한 개혁 대상이 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헬싱키 시청 앞>

핀란드 정신보건의료제도에 들어가기에 앞서 보건의료체계를 보겠다. 아래 핀란드 보건관리재정 흐름도를 보면 핀란드 보건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핀란드 보건의료기금 중 국세(State taxes), 시세(Municipal taxes), 건강보험기여금은 국가, 시 그리고 국민건강보험(National Health Insurance)에 배정된다. 여기서 특징적인 것은 NHI와 같은 보건의료제도가 있음에도 시의 재정운영 비중이 훨씬 더 크고, 조세로 국가가 조성한 기금은 시와 NHI로 넘긴다는 것이다. 핀란드는 재정개혁을 하여 다양한 기금조성경로를 국가로 통일함으로써 명료하고 비용 효과적인 제도를 만들어 냈다. 이렇게 조성된 기금중 시 기금은 1차 의료, 희귀병, 노인 케어 위주로 지급되고, 국민건강보험 기금은 민간 보건관리와 재활 비용, 여행비용 상환 그리고 대부분 약제비 상환 등에 지급된다. 전문적 의료서비스의 95%는 지자체 당국에서 운영하는 병원에서 제공하고, 나머지 5%는 민간 의료기관에서 제공한다. 

<핀란드 보건관리재정 흐름도>

핀란드 정신장애 수준은 유럽과 비교해서 평균적인 수준이다. 그래도 우울증에는 심각성을 보이고 있는데 인구의 20%가 우울증을 가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 5%는 임상적으로 심각한 수준을 나타내었다(특히 여성인구). 핀란드 사람들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늘 흐린 날씨를 보면 우울증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핀란드 장애연금 수령자 중 정신장애인은 60,000명을 넘었고, 장애연금의 48%가 정신행동장애인에게 지급되는 것을 보면 핀란드는 이에 대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질환별 장애연금의 소득연금 수령자>

정신장애인 문제가 정치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핀란드는 2009-2015 정신보건과 약물남용에 대한 국가계획을 세웠다. 본 국가계획은 클라이언트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이 핵심이면서 구체적으로 동료 지원(Peer support)과 경험 전문가(Experience experts) 활동을 강조하였다. 본 계획은 웰빙과 보건에 있어 고객의 욕구에 맞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파트-타임 고용이 가능한 장애인에게는 경력 제공의 기회를 주고자 하는 Sipilä 국가 프로그램에 따라 기획되었다. 그리고 국가는 국가정책을 인터넷에 게시하여 모든 정신장애인과 유관기관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찾아보기 편리한 인터넷 정부정책 공시>

10월 17일 월요일. 이번 2016년 정신보건시설 인권교육사업 핀란드 연수에서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핀란드 중앙정신보건협회(Finnish Central Association for Mental Health)였다. 본 FCAMH는 정신질환 회복기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조직으로, 핀란드 동·서·남·북 4개 지부로 나눠 지역적으로 다른 욕구를 평등하게 섭렵하려고 한다. 전국적으로 160개 지역협회가 있으며 회원은 17,000명이다. 회원은 환자 외에도 친척, 정신보건의료 전문가, 자원봉사자 등 정신문제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회원 자격을 가질 수 있다.

<아낌없이 환영해주는 FCAMH 임원들>

핀란드 정신보건사회에서 FCAMH가 갖는 의미는 국가와 민간 기관을 중재해주는 NGO로서 역할이라 할 수 있겠다. 대개 사람들은 정신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고 당황하게 된다. FCAMH는 이들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해 주고 모두가 낙오되지 않고 삶의 의미를 갖도록 지원해 주면서 국가가 제공하지 못하는 세부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민간 의료전문가들은 그들의 재활 정보를 보고 재활지원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FCAMH는 국가가 운영하는 슬롯머신기관으로부터 받은 기금으로 운영된다. 이들의 구체적 활동은 정신보건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욕구에 맞도록 다양한 재활 코스를 실시하고, 사회·직장·일상사를 위한 훈련과 코칭 프로그램을 조직화한다. 그리고 전국 차원의 정기적 행사와 축제, 그리고 세미나를 개최하고, 법률 또는 사회보장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이렇게 협회의 왕성한 활동이 가능한 것은 아낌없이 자원봉사로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는 핀란드 사람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공통된 비전을 향한 사회적 합의가 배태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FCAMH 정기간행물>

FCAMH의 활동은 정신보건과 약물남용에 대한 국가계획에 따라 동료 지원(Peer support)과 전문가의 경험 공유(Sharing the experiences)를 원칙으로 한다. 동료 지원은 똑같은 정신과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상태를 인정하는 분위기 속에서 의견도 나누고, 더 좋은 삶을 위해 어떻게 대처할지를 논의하는 것을 말한다. FCAMH의 동료 지원 프로그램에서는 정신문제를 경험하면서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사람, 정신보건 피고용인, 그리고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주인공으로 나서 활동할 수 있다. 지금 핀란드에서는 이들의 활동이 재활과 임파워먼트 코치에서 두드러진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FCAMH 활동을 설명해주는 Outi Stahlberg 씨>

FCAMH의 재활 프로그램은 매년 40~50개의 코스를 개발하고, 450명이 참가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문상담가 중에 최소 한 명 이상의 동료 상담가가 있어야 하고, 각자 자신의 삶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재활 코스는 각자 개별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집단 속에 동료 상담가가 있도록 하면서 집단 재활이 이루어지게 된다. 특히 정신과 문제는 가족의 정신 건강과 웰빙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가족을 제도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면서 가족을 강제적으로 참여하도록 하지는 않으나 가급적 참여하도록 유도하도록 하고 있다.

재활 지원에서 ‘커플 치료’와 ‘숲치료’가 긍정적 효과를 보았다고 팁을 주었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핀란드 숲을 거닐며 증상 완화를 도모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니 가족주의를 선호하고 숲이 우거진 핀란드 환경에 맞는 최선의 재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FCAMH에서 심각한 질환으로 40번의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고통 받고 지내다 대학 박사학위까지 받은 P박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P박사 이야기를 하던 중 우리나라에서는 입원이 가족에 의해 결정되는 것과 달리 핀란드에서의 입원은 세 단계의 정신과 전문의에 진단에 따라 입원이 결정된다고 하였다. P박사는 지루한 입원기간동안 “평생을 병원에서 살 건가요?”하는 병원 간호사의 질문에 재활을 결심하고 박사학위 취득을 목표로 하였다고 한다. 물론 박사학위를 받는 과정은 쉽지 않았고 지도교수도 말렸다고 한다. 하지만 논문을 쓰면서 재활 지원에서 이루어지는 심리 상담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하였다. 그분은 현재 동료 지원 전문가로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P박사가 입원과 재활 과정에서 만난 정신보건전문가가 500명이라고 하는데, 그 중 정신과 전문의가 40명이고, 간호사가 300명이라고 하였다. 물론 이렇게 많은 전문가를 거치는 것이 치료의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클리이언트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때까지 그들의 요구를 존중해주고, 본인이 재활에 참여하도록 기다려주면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헌신하는 핀란드 NGO의 활동은 틀림없이 우리가 배워야할 모델이구나 하고 느꼈다. 

<마치며 FCAMH 임원들과 함께 한 사진>

그러면 다음 호에서는 우리나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해당하는 THL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정신보건 NGO 핀란드 정신보건협회(1897년 설립)를 만나러 간다.

한국정신건강신문  mh@mental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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