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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의 눈물

홍 상 표 사무총장

사)대한정신의료기관협회

며칠 전, 새벽 4시에 문을 연 서울역 인근 무료급식소에 말짱한 20대 청년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나 밥을 먹는 장면이 뉴스를 탔다. 서울시내의 한 교회에서는 이른 아침 청년들에게 무료급식을 하는데 매일 백여 명이 줄을 선다고 한다. 우리 사무실 아래 조그마한 교회가 있는데 그 교회현관에 ‘무료급식소’라는 간판이 붙어 있고 끼니만 되면 수많은 노숙자와 청년들이 밥을 먹는다. 물론 교회가 조건 없이 제공하는 공짜 밥이다. 노숙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젊은 청년들 수백 명이 새벽부터 무료급식을 타먹기 위해 줄을 서야 하는 이유와 원인은 무엇인가. 오늘 아침에는 30대 가장이 가족들과 함께 굶다 못해 12살 아들과 마트에서 사과 몇 개를 훔치다 붙들려 설왕설래하는 TV 뉴스가 뜨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최근 들어 생활고로 인해 가족이 함께 굶어죽었다거나 집단자살을 했다는 뉴스도 연이어 올라온다. 이상한 것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밥을 굶어 죽었다는 소리는 들은바가 없기 때문이다. 청량리에 유명한 ‘밥퍼나눔운동본부’에는 점심을 먹으러 천여 명의 어르신들이 나타나는데 줄을 서 대기하는 사람들 중에 새파란 젊은이가 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2일에는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의 ‘사랑해 밥차’ 무료급식소에도 5백여 명이 무료급식을 먹었다고 사진과 함께 뉴스가 떴다. 사무실 인근인 서울역은 말할 것도 없이 끼니마다 무료 밥 차가 나타나 노숙자와 밥 굶는 젊은이들을 부른다. 서울역 광장에 노숙자가 꼬이는 이유다. 아무리 소득 3만 불 시대라 할지라도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으면 굶어죽는다. 그런데 제대로 된 일자리는커녕 잠자리도 점점 없어져 간다. 강남에 아파트가 때만 되면 수십억 원씩 솟구치는데 이는 권력 언저리에 맴돌며 집값이나 올리는 사람의 이야기일 뿐 밥 굶는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다. 현 정권은 일자리 창출과 무상복지를 내세운 사회주의 권력이다. 2020년 8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사회복지 예산도 편성했다. 굶어죽은 사람이 속출하고 무료급식소에 늘어선 줄이 점점 젊어져가고 있지만 그들이 돈을 벌어 먹고 살 일자리는 꿈에 본 내고향이다.

열심히 일해서 기업을 키우고 돈을 많이 벌어 세금을 많이 냈으면 서양처럼 기사 작위를 내리고 귀족대우를 해주어야 그나마 사업을 할 의욕이 생길 것이다. 그런데 가꾸로 조세포탈범 취급하고 귀족노조의 노동력을 착취해먹는 악질로 몰아가는 세상에 어느 누가 손가락질 받으며 회사를 일구려 하겠으며, 서슬퍼런 권력자들에게 범죄자로 몰리면서까지 투자를 하고 공장을 짓겠는가.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손댈 사람 하나도 없다. 그나마 우리 사회가 버티고 있는 것은 기존의 기업들이 갖은 수모 속에서도 어렵게 지탱하고 있으니까 공짜 밥이라도 먹일 여력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다가 의욕마저 떨어지면 기업을 접게 된다. 다가올 앞날이 안 봐도 훤하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밝힌 ‘빈곤청년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의하면, 낮은 고용률과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우울정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즉 사회적 병리현상에 심하게 노출되고 있음이다. 우울증이나 조현증이 달리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문제가 정신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대학교를 졸업하고서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해 지금껏 알바 현장을 전전긍긍해야하는 청년들, 직장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 눈칫밥 먹으며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 눈칫밥이 싫어 고시텔 원룸에서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청년들, 여기에 몸이 조금이라도 불편할지라면 병원비는커녕 밥 한 끼 먹을 돈을 구하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에 카드깡을 남발하고 돌려막기에 급급한 청년들이 바로 그들이다. 어제 아침에도 출근길 전철역 인근의 로터리(인력사무소) 앞에 몰려든 사람들은 이전의 외국인 근로자나 나이든 노가다판 사람들이 아니라 젊디젊은 20대 남녀 청년들이었다.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오리무중이다.

심신이 멀쩡한 젊은 청년들이 이렇게 거리로 내 몰리다 보니 정신이 온전할 리 없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어느 국회의원이 고성을 질렀다. 정부로부터 받아본 데이터에 의하면 20대, 30대에서 우울증과 조현증이 대폭 늘고 있다는 자료를 받아든 것.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제조업이 바탕이다. 2차 산업이 건실해야 앞뒤로 1차 산업과 3차 산업이 건실해진다. 하지만 권력이 제조업의 근간을 허물고 있으니 1차, 3차가 살아남을 수가 없다.  작금 젊은이들이 정신질환에 대폭 노출되고 고통을 겪게 된 것은 경제하고는 거리가 먼 이상한 통치술에서 기인한다. 이러고서도 말은 책임을 지겠다고는 하지만 그 책임이 무엇인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국가도 아니고 교회에서 주는 무료급식과 인기절정에 표 늘어나는 소리가 팍팍 나는 청년수당으로는 청년들의 눈물을 닦기에 한계가 있다. 그 돈이 어디서 나는 건가. 어쨌든 우리나라는 드디어 공짜 밥을 얻어먹고 사는 거지들의 천국이 됐다. 전 세계 사회복지국가의 오리지날 모범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다.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다. 정말 신기하다.

홍상표  hspkmy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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