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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 후폭풍…딜레마 빠진 '전문연' 제도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정부가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인구절벽'에 따른 병역인력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대체복무제도 중 하나인 '전문연구요원(전문연) 제도'가 도마위에 올랐다.

군대 갈 사람이 없다보니 전문연 제도에 손을 대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론이 대두되고 있지만 국가의 미래 경쟁력이 달린 과학기술 '인재양성'측면에서는 전문연이 필요하다는 반발도 커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 특히 부처별로도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다보니 입장 차이가 커 의견 조율에도 어려움이 큰 실정이다.

◇전문연, 줄이자니 과학기술 인력양성 '빨간불'…그냥 두면 병역의무자 수 '빨간불'

지난 6일 발표된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가 발표한 '절대인구 감소 충격 완화방안'에 따르면 올해 기준 32만3000명에 달하는 병역의무자가 2022년 25만7000명으로 감소한다. 이에따라 전문연·산업기능요원·공익법무관·공중보건의사·공중방역수의사·병역판정전담의사·예술체육요원·승선근무예비역 등 8개 분야에서 이뤄지는 대체복무를 최소한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이들의 복무 인원은 현재 3만명이며, 연간 배정인원은 9000명 정도다.

이중에서도 1973년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시행한 이공계 병역특례제도 중 하나로 시행된 전문연 제도는 이공계 석·박사 고급 과학기술인력이 대학이나 연구기관, 중소·중견기업 부설연구소에서 연구개발(R&D) 업무에 종사하며 군 복무를 대체하는 제도다.

이공계 대학교수, 정부출연연구소, 민간기업 등에서 R&D를 수행하는 박사급 인력 다수가 이 제도를 통해 경력단절 없이 연구능력을 향상했다고 입을 모은다. 또 대기업과 중견기업, 벤처기업도 이 제도를 이용해 우수 인력을 조기 확보해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방부는 2000년 이후 부족한 병력자원을 보충해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이공계 병역특례제도 폐지를 주장했다. 그러나 과학기술계와 산업계 반발에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고 있다.

이번 정부에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국방부는 감축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6일 발표된 절대인구 감소 충격 완화방안도 그와 같은 취지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전문연 규모 축소에 대한 우려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과학기술인력 양성 측면에서는 전문연이 버릴 수 없는 카드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7일 경기 김포 로봇용 감속기 업체 에스비비테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병역 특례 경우 병역 자원 (감소) 때문에 전체적으로 늘릴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가급적 중소기업 쪽에 많이 배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R&D 정책 지원을 좀 더 중소기업 쪽으로 배분하고 이 국면에서 부품 소재 산업의 경쟁력 높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전문연 축소안에 대해 정부내 부처별 입장차이도 크다. 과학기술인력 양성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물론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부처도 기업 R&D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며 국방부 계획에 반대의사를 보이고 있다.

◇전문연 제도가 긍정적인 이유, 그리고 고쳐야 할 방향

전문연 축소가 과학기술인력 양성과 산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표는 다수 나온 바 있다. 곽승엽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가 지난 2018년 서울대·포스텍·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연이 제도가 박사과정 진학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대답한 대학원생은 80%였다.

경제적 효과도 지표로 나타난다. 지난 2017년 중소기업연구원의 조사 결과 전문연 제도의 국가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1조 3247억 원, 고용유발효과는 4393명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국방과학기술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지표는 없기 때문에 이러한 연관성을 짚어내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꼽는 전문가들도 있다. 전문연 인력이 우리나라 국방력 강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일부 제도개선은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이다.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전문연 제도 관련 토론회에서 과학기술을 통한 국방력 강화를 위해 '이스라엘'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작지만 안보적 위험이 있는 이스라엘은 군대 자체에 과학부대 '8200 부대'나 연구대학 '테크니온'(Technion) 등을 육성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의 과학기술적 국방 대응을 참고해 우리나라도 최첨단 국방 기술이라는 프레임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과학기술인력양성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말을 아끼고 있는 모습이다. 최대한 전문연 제도 축소나 폐지는 막겠다고 나서면서도 연내로 축소안이 발표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병역특례문제는 기본적으로 동감은 하지만 국방부 장관 협의에서 사회적 공청회나 문제도 고려해 잘 해결되도록 적극적 노력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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