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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 날은 정신분야축제로 승화되어야 한다

김 헌 태 대표

한국정신건강신문

지난 3년 전부터 정신건강의 날 기념식이 보건복지부와 국립정신보건센터가 주도하여 치러지고 있다. 정신건강의 날은 사실 세계 정신건강의 날(World Mental Health Day)을 기념하는 날이다. 정신 질환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높이고 편견을 없애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정신건강연맹(WFMH)이 지난 1992년 제정한 날로 해마다 10월 10일을 기념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사단법인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가 주도하여 지난 2016년까지 13회째 정신건강의 날을 기념했고 전국정신건강체육대회를 개최하여 당사자들과 가족들의 잔치를 성대하게 베풀었다. 그러나 가족협회가 당면한 어려움으로 인해 3년째 이 행사를 치루지 못하는 사이 해당 기념식을 관주도로 가져가 3년째 기념식을 갖고 있다. 그동안에는 장충체육관, KBS아레나 홀, 대구실내체육관, 대전한밭실내체육관 등지에서 전국에 당사자들과 가족들이 모여 화려한 축제를 개최하고 정신장애인들과 가족들의 자긍심을 고취시켜왔다는데 상당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관주도 초기에는 당사자 없는 기념식이 되었고 실제 당사자와 가족들을 포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올해도 예의 그렇게 치러졌다. 지난 기념식 때에는 함량미달자가 큰 상을 받는 모습을 보고 당사자와 가족들은 크게 실망하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마디로 자신들만의 잔치라는 비난을 샀다.

각 지역별로 정신건강의 날 행사는 정신질환에 관심과 편견을 없애고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날이다. 이번 기념식에서의 91명의 수상자를 보면 24개 정신건강복지센터관계자와 센터, 보건소, 국립병원 그리고 23개 지방경찰청에서 복지부장관상을 대부분 차지하고 나머지는 6개 병원장과 의료관계자, 4명의 교수가 각각 근정포장에서 대통령표창, 국무총리표창,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았다. 하지만 당사자는 장관상 단 한명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공직자들을 위한 기념식이자 상잔치가 되어버렸다. 고작해야 가족협회 회장을 단상에 올려 축사를 하게 하는 정도였다. 세계정신건강의 날을 기념하며 정신질환에 대한 관심과 편견을 없애자는 취지가 무색해 버렸다. 이어지는 후속행사는 의례적인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정도였으니 감동적인 행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러니 당사자와 가족들의 불만이 팽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해에는 기념식이 끝나면서 2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쓰는 문제를 추인을 받으려는 교묘한 설명회가 개최되어 가족들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정신건강의 날이 이처럼 퇴색되는 이유는 일부 정신분야의 기득권세력들이 이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뜻있는 관계자들과 당사자, 가족들 사이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대한민국 정신분야의 오피니언 리더 격을 내세우며 이를 재단하는 세력들이 당사자와 가족들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기득권 잔치로 변질시키고 있지 않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정신건강의 날 기념식에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개선과 편견을 없애기 위해 당사자들과 가족들이 많이 참석하고 이들을 위한 행사가 치러져야 하는데 오로지 상잔치 행사로만 연례행사가 된다면 이는 참으로 본질을 벗어난 편협한 행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팽배하다. 물론 현장에서 열심히 일한 분들을 위해 더 많은 상을 줄 수 있다면 주어야 한다. 하지만 당사자와 가족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상을 받는다면 이는 앞으로 많은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 강하다.

지난 2016년까지 13회째 정신건강의 날 기념식과 전국정신건강체육대회를 개최하며 정신장애인 및 환우, 그리고 가족들의 화합과 우의를 다졌던 행사를 나름대로 다시 개최하고자 하는 노력을 사단법인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에서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환영하는 바이다. 그동안 전국의 정신장애인들의 권익과 편견해소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해온 이 가족협회의 행사가 의미를 갖는 이유는 정신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을 위하여 오랜 세월 외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해마다 정신장애인예술제와 기념식 겸 전국정신건강체육대회를 개최하여 당사자와 가족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었던 이 축제는 다시금 복원되어야 한다. 나아가 이 축제가 건전한 당사자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 및 유관기관단체 등에서도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정신질환에 대한 비하나 편견을 없애는 길은 50만 환우를 포함하여 600만 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사랑과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신질환자들을 위한 날을 빙자한 자신들만의 상잔치를 한다는 비난받는 기념식이 아니라 진정 정신장애인 및 환우 등 당사자와 한평생 가슴에 아픔을 담고 사는 가족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그런 사랑의 날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런 차원에서 정신건강의 날을 세계정신건강의 날로 그 의미를 더욱 확대하고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의 정신분야를 조망할 수 있는 다양한 정신분야축제로 승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제안하고 싶다.

김헌태  kimht22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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