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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노벨상 부러워?…"한국형 '혁신 생태계'부터 키워야"
노벨상 메달© 뉴스1

일본이 올해 24번째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기초과학 강국'의 면모를 뽐냈다. 특히 일본은 화학 분야에서만 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 소재 분야에서 '극일'에 도전하고 있는 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미국인 존 굿이너프 오스틴 텍사스대 교수, 영국인 스탠리 위팅엄 빙엄턴 뉴욕주립대 교수와 함게 일본인 요시노 아키라 일본 메이조대 교수 겸 아사히 카세이 연구원을 선정했다.

이들은 스마트폰과 노트북PC,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상용화를 이끈 공로를 인정 받았다. 요시노 교수는 노벨과학상으로는 일본의 24번째 수상자, 화학상을 받은 8번째 일본인으로 기록됐다. 그동안 일본은 물리학상 11명, 생리의학상 5명, 화학상 7명을 배출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일본은 미국 267명(43%), 영국 88명(14%), 독일 70명 (11%), 프랑스 34명(7%)에 이어 23명(4%)으로 가장 많은 노벨과학상을 배출한 세계 5위 국가다.

 

 

 

 

 

 

2019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왼쪽부터 존 굿이너프, 스탠리 위팅엄, 요시노 아키라 (노벨상 트위터) © 뉴스1


◇한국 과학기술은 '산업'에서 출발…일본과는 역사적 배경 차이 커

일본과 한국의 기초과학 역량에 큰 격차가 있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든 현실이다. 일본은 노벨상이 처음 수여된 1901년부터 생리의학상 수상자 유력 후보에 세균학자 기타사토 시바사부로가 포함돼 있을 만큼 이미 20세기 초부터 기초과학 역량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있었다.

한국과 일본은 과학기술을 바라보는 역사적 배경과 인식부터 차이가 있다. 일본은 18세기 중반 메이지 유신 때 선진국에 간 젊은 연구자들이 밑바탕이 돼 기초과학을 중시하는 학풍이 이어져왔다.

일례로 지난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오무라 사토시 교수는 '일본 세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기타사토의 이름을 따서 설립한 '기타사토대학'에서 세균을 연구해 노벨상을 탔다. 114년을 이어 온 '대를 이은 연구'가 일본이 현재 노벨상 '단골'이 될 수 있던 원동력이 된 것이다.

반면 한국은 1960년대 산업 발전을 위한 국가전략의 일환으로 근대과학을 도입했다. 당시 해외에서 유학하던 한국의 연구자들은 1965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설립을 계기로 고국에 돌아와 산업화를 위한 응용연구에 매진했다. 이를 통해 중화학 공업의 토대를 다지고 반도체, 자동차, 무선통신기술 등 현재 한국의 경제를 지탱하는 산업들의 '기술 씨앗'을 틔우는 역할을 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한국의 과학기술 연구개발(R&D) 투자는 현재까지도 응용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는 2000년대 들어 한국도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 올라가야 한다는 목표가 제시되면서 비로소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취임 초기부터 '연구자 주도의 기초연구 2배 확대'를 국정과제로 삼아 개인 연구자들에 대한 연구비 지원을 크게 늘리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노벨상이 국가 과학기술 전략의 목표?…'혁신 생태계' 조성이 더 중요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 반도체 연구소를 둘러본 후 연구원을 격려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9.10/뉴스1


반면 우리가 일본의 '상복'을 마냥 부러워만 할 일은 아니라는 얘기도 나온다.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 분야인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에서 일본은 급부상한 중국과 한국에 밀려 '원조'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 산·학·연의 역동적인 응용연구가 뒤따라주지 않는다면 노벨상도 빛이 바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올해 정부 과학기술 R&D 예산은 2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내년에는 24조원 규모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예산 규모가 커지자 과학기술이 추구할 방향에 대한 논의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학기술계에선 노벨상으로 한국의 과학기술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길 바라는 국민적 열망도 무시할 수 없지만, 산업 경쟁력의 원천이기도 한 과학기술이 '실리'를 챙기기 위해선 기존에 강점을 가진 응용연구 분야도 소홀히 챙겨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보듯이 꾸준한 응용연구가 뒷받침 되지 않는 과학기술 전략은 '모래성'이란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매번 '기초'냐 '응용'이냐를 이분법적으로 나눠 어느 한쪽에 초점을 맞추기 보단 산·학·연을 역동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일본 역시 탄탄한 기초과학 역량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산업 구조로 인해 스마트폰을 필두로 한 '모바일 혁명'에서 뒤처지며 첨단기술 분야에서 존재감이 흐려지고 있다는 고민을 겪고 있다. 현재 일본이 역전을 노리며 벼르고 있는 인공지능(AI) 분야도 기대보다 확산 성과가 저조해 현지에서 '거품론'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벨상 강국' 역시 혁신 생태계가 가장 큰 고민이라는 얘기다.

과학기술계 한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의 기초과학은 역사적으로 70~80년 정도의 격차가 있다"며 "노벨상만 보고 부러워 할 것이 아니라 전체 혁신 생태계를 어떻게 경쟁력 있게 발전시킬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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