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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번아웃…술로 충전될 수 있을까?직장인 10명중 9명 ‘번아웃 증후군’ 경험… 우울감•피로•무기력감 지속되면 의심해봐야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번아웃 증후군’을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인정하며 직업 관련 증상의 하나로 정식 분류해 직장 스트레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제공 = 다사랑중앙병원

#직장인 우○○(30) 씨는 요즘 아침에 눈뜰 때마다 우울한 감정에 휩싸인다. 회사에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과중한 업무와 잦은 야근에 시달리느라 퇴근을 해도 후련한 마음보다는 내일 또 출근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술을 찾게 된다. 우씨는 원래 입사 후 매사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탁월한 업무 성과를 내 동기들보다 빠른 승진을 하며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을 했다. 그런 그에게 갑자기 슬럼프가 찾아오면서 새로운 업무를 맡아도 예전같이 성취감을 느낄 수 없고 무기력한 때가 많아졌다. 아직까지 특별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그는 ‘돈 버는 일이 다 그렇지’라며 허한 마음을 술로 달래는 날들이 늘고 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번아웃 증후군’을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인정하며 직업 관련 증상의 하나로 정식 분류해 직장 스트레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음주로 해결할 경우 우울증, 알코올 의존증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번아웃 증후군은 신체적·정신적인 에너지가 모두 소진돼 일을 비롯한 일상생활에서 의욕을 잃어버린 상태를 말한다.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환경까지 조성되면서 번아웃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얼마 전 실시된 국내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9명 이상(95.1%)이 ‘번아웃 증후군’을 겪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번아웃 증후군의 원인으로는 '일이 너무 많고 힘들어서'(46.2%)와 '매일 반복되는 소모적인 업무에 지쳐서'(32.5%)가 각각 1, 2위에 올랐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무형 원장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이무형 원장은 “우리나라는 직장 스트레스를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증상이 나타나도 이를 무시하거나 인식조차 하지 못하다 심각해져서야 결국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심각한 경우 혼자 스트레스를 견디고 끙끙 앓다 힘에 겨워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위험한 상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번아웃 증후군의 증상을 술로 해결하려는데 있다. 이무형 원장은 “흔히 번아웃에 빠지면 음주나 흡연, 카페인 섭취 등을 자가 처방해 소진된 마음의 허기를 채우려 하는데 이러한 방법들을 지속하다 보면 폭음, 폭식, 카페인 과다 섭취 등 건강을 해치는 악순환이 반복되다 중독으로 이어지기 쉽다”며 “본원에 입원한 직장인 환자 중에도 번아웃 증후군을 술로 달래려다 알코올 의존증으로 발전한 경우가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체내에 흡수되어 혈관을 타고 뇌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수십초에 불과하다. 이때 알코올은 뇌 보상회로를 자극해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켜 기분을 좋게 만들지만 음주를 반복할수록 뇌가 알코올에 내성이 생겨 점차 더 많은 양의 술을 찾게 된다. 담배의 주성분인 니코틴 역시 마찬가지로 작용한다.

이 원장은 “당장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음주나 흡연 등은 부정적인 감정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독서나 운동과 같은 제대로 된 스트레스 대처 방법을 모르면 스트레스 취약성이 높아져 약한 자극에도 무너질 수 있으므로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원장은 “번아웃 증후군을 이겨내기 위해선 일과 생활을 구분해 틈틈이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음주와 흡연을 멀리하는 등 평소 올바른 습관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봐야 한다”며 “우울감, 피로, 무기력함이 계속된다면 더 심각한 질환들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갖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김헌태  kimht22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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