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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라의 기자수첩 - 정신병원은 혐오시설인가?

홍 시 라 기자

기동취재팀장

한국정신건강방송ANN

지난 달 경기도 오산시의 평안한사랑병원이 병원 개설허가를 받은지 한 달 만에 허가를 취소할 예정이란 공문을 오산시로부터 받았다. 이 과정 속에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직원 남용이 있었다는 이유로 대한의사협회는 안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병원이 허가와 취소가 되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 23일 평안한사랑병원은 일반병원으로 개설허가를 받았는데 전체 140개 병상 중 126개 병상이 정신질환자를 위한 폐쇄병동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이 지역주민들에게 알려진 것이었다. 이에 인근 주민들은 삭발 시위 등 연일 개설 허가 반대 시위를 벌이며 반발했다. 또한 청와대에는 5건 이상의 병원 허가를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왔으며 대부분의 청원이 10,000명 이상이 동의하며 공감을 끌었다.

이 같은 상황에 오산시는 지난달 초 보건복지부에 병원 개설 허가에 문제가 없는지 질의했는데 보건복지부는 “이 병원을 정신질환자 치료 의료기관으로 해석한다면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라 60병상 당 1명의 전문의를 둬야 하기 때문에 정신과 전문의 3명이 근무해야 한다”고 회신했다. 이를 사유로 오산시는 지난달 20일 병원 측에 허가를 취소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물론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르면 평안한사랑병원에서 의료인력을 더 보충했어야 했다. 그러나 의료법상 의료인력 기준에 맞지 않을 경우 허가 취소를 내리기 전에 시정명령이나 사업정지 등을 거쳐서 허가 취소를 해야하는 것이 순서다. 이러한 절차 없이 병원 허가 취소가 되자 병원 측도 반발이 거세졌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평안한사랑병원의 이동진 정신건강의학과 부원장을 향해 "병원장이 소송을 하면 특별감사를 실시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 “일개 의사로서 한 개인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그 병원장은 삼대에 걸쳐 가지고 자기 재산을 다 털어놔야한다” 등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의사협회는 안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평안한사랑병원의 허가 취소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했다는 이유에서다. 의사협회는 오는 24일 국회 윤리위원회에도 안 의원을 제소할 계획이다. 아직도 병원과 의사 측 정부와 주민들의 공방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짚어야 할 것은 이렇게 급하게 허가가 취소된 이유에 ‘폐쇄 병동’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청와대 청원에 “초등학교 근처에 쇠창살이 보이는 폐쇄 병동이 있다는 것에 부모로서 너무 불안하다.” 혹은 “병원 내에서도 우리 아파트가 보일텐데 망상 환자가 퇴원 후 찾아와 해코지를 할 수도 있지 않냐”는 등의 불안감을 내비쳤다. 이러한 상황은 내 집 앞마당만큼은 안 된다는 님비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정신병원이 혐오시설로 인식이 되고 있다는 것인데 사실상 정부 통계에 의하면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0.13%로 비정신질환자의 3.93% 비하여 현저히 낮은 편이다. 물론 언론에 지속적으로 조현병 환자에 의한 범죄가 노출이 되면서 사람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지닐 수 있다. 그러나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는 주기적으로 약을 먹거나 상담치료를 받고 자신의 병에 대해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위험성이 적다. 병원이 없어서 급한 환자가 치료받지 못할 경우 위험성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에 따르면 주요 정신질환 평생 유병률은 25.4%, 1년 유병률은 11.9%로 최근 일년 간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한 사람은 470만 명으로 추산됐다. 결국 4명 중 1명은 병원에 방문할 필요성이 있는 사람인 것이다. 환자가 내가 될 수도, 나의 가족이나 옆집 주민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향후 이러한 공방이 조금은 서로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결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홍시라 기자  sheilah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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