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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 입·퇴원 쉽게 하자

조 순 득 회장

(사)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경남 진주 아파트 안인득 방화·살인사건이 전국적인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당사자 가족대표의 한사람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움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 무고하게 희생된 5명의 유족들에 조의를 표하며 13명의 다친 분들도 하루 속히 쾌유되기를 빈다. 이 묻지 마 강력사건이 무엇보다 정신질환으로 고통을 받으며 치료와 재활의 길을 걷고 있는 많은 당사자들과 가족들에게 편견이 생기지 않을 까 걱정된다. 지난 연말 고 임세원교수의 살인 사건도 충격이 매우 컸었는데 그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강력사건이 재발해 사회적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다. 벌써 안인득방지법이 제기될 정도이니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이 구멍이 많이 뚫려 있는 모양이다.

안인득은 2년 9개월여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중단상태였다고 한다. 당연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어떤 질환이던 환자가 치료를 받아야 호전이 되지 방치하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사실은 당연한 이치이다. 특히 정신질환에 있어 중중과 경증의 차이는 순식간이다. 치료를 잘 받았던 질환자도 약을 잘못 바꾸거나 또 다른 충격을 받으면 순식간에 중중화해서 정신병원에 장기간 다시 입원치료를 받는 사례가 사실 흔해 왔다. 이런 사실은 당사자나 가족들 사이에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그래서 2017년 전면 개정되어 시행되고 정신건강복지법이 나왔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신질환자의 개념을 중중정신질환자로 국한하며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 중심의 관리 체계에서 예방ㆍ보호 중심의 관리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다 내보내겠다는 선언적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러나 한마디로 준비가 되지 않은 법으로서 문제 투성이었고 우리 가족들은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제기해 왔다.

얼마 전 안인득을 치료했던 진주의 한 병원에 중요한 책임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는 “입퇴원이 쉽게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 병원환경을 쾌적하게 해서 병원 내에서도 자유롭게 여건을 바꾸는데 정부가 투자를 해야 할 때이다”라고 덧붙였다. 거창한 분석이 아니라 가장 단순하면서도 우리의 현실을 가장 쉽게 설명하는 책임자의 말로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안인득의 문제는 바로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데 기인한다. 강제 입원도 되지 않고 행정입원 응급입원도 외면당했다. 주민들의 긴급한 민원제기 조차 거절당하며 사회적 안전망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렸다. 인권도 좋지만 이것은 정말 치료를 받은 국민으로서의 권익을 오히려 침탈당하는 위헌적 독소조항이 아닐 수 없다고 본다. 편집형 조현증이라는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안인득이 피해망상에 시달리며 결국 방화와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잔혹한 행동을 벌일 때까지 사실 국가가 외면해 인재라는 유족들의 절규가 눈물겹다. 2주전이라고 치료를 받았다면 무고한 생명들이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요즘 경찰이 폭력성향의 정신질환자들을 응급입원시키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지금 보호자에 의한 입원도 2인의 교차진단이라는 입원적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어느 세월에 입원을 하라는 이야기인지 참으로 한가하기 그지없는 심사이다. 심사인력도 부족하고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과 관련한 “서로 다른 의료기관 소속‘, 그 중 한명은 국·공립 정신병원 소속’이어야 한다는 요건을 가진 2인의 교차진단 부분이다. 준비가 미흡해 세 차례 연장해 2019년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같은 의료기관 2명이 시행하고 있다. 벌써 실패한 제도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우리 가족들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가족들의 고통만 더하고 있다. 무슨 보호자인 가족들이 당사자들의 인권침해의 원흉처럼 되어 버렸다. 참으로 불쾌한 법이다. 보호자가 되어 아픈 자식조차 병원에 마음대로 입원조차 시키지 못하는 가련한 처지이다. 이게 바로 정신건강복지법의 주요 법조항이다. 한마디로 독소조항이 되어 버렸다. 입원하지 않으려는 환자들의 자의입원을 유도하고 있으니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리 없는 것이다. 입·퇴원이 쉬어야 한다. 왜 정신질환자만을 가지고 유독 가혹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지 짚어보자.

정신건강복지법의 화려한 포장만큼 과연 우리는 더 행복해졌을까? 아니다. 정신보건정책이 바뀔 때 마다 더 좋은 정책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자살 1위를 여전히 달리고 있다. 헌법은 국민의 자유 안전 행복을 국가가 존재 이유로 규정하고 있고 산업화 함께 낮은 행복지수 높은 스트레스 취약한 사회적 지지망으로 자살 분노조절의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다 불안 등 정신건강의 문제는 급증하고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증가하고 있다. 국민 모두를 위한 정신건강 다양한 서비스를 통한 정신장애인의 인권과 삶의 질의 향상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의료 차별없이 서비스가 제공되고 퇴원 후에도 사례관리나 낮병원 재활프로그램을 의료보험을 통해 보장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른 장애인과 동등한 복지서비스와 사회복귀시설이 확대되고 가족이나 당사자지원사업이 활성화되어 누구나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본다.

탈원화 및 탈수용화와 함께 급성기서비스 강화와 다양한 재활 서비스에 인력 투입을 위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 탈수용화 이후에도 재입원과 예방관리 등을 위한 중장기적 대책에 따른 중앙정부 지원과 접근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입·퇴원 제도를 보완하여 환자들이 안인득처럼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중단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안인득 방지법이 제기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19대 국회가 이 모양으로 엉터리법을 만들어 각종 문제를 자초하고 있다. 이제는 부분적인 접근에 머물지 말고 근본적인 대책이 우리 당사자 가족을 포함해 정신분야 모든 분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한국정신건강신문  mh@mental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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