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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은 우리 사회의 독버섯이다

홍시라기자

기동취재팀장

한국정신건강방송ANN

대한민국이 자살공화국이란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것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국가 중의 하나이다. 벌써 13년째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이 인천의 한 병원에서만 30분에서 2시간 간격으로 5명의 자살 시도자가 실려 오고 있다고 한다. 이런 환자들만 1년에 무려 700명이 넘는다고 하니 참으로 황당하고 보통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 정부가 2022년까지 1만3천여 명의 자살자 수를 1만 명 이하로 낮추기 위해 자살률 감소 목표치로 인구 10만 명당 17명을 정했다고 하지만 그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이다.

왜 이렇게 한국의 자살률이 높은 것일까 참으로 의아하다. 자살협회에서는 자살률 1위의 이유로 사회적 신뢰감 부족, 생명존중 의식 희박, 사회갈등 해결 능력 부족, 단순하고 약한 사회지지망, 폭력의 일상화 등을 꼽고 있다고 하지만 분명 삶의 질이 떨어지는 대한민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상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부정부패, 비리와 관련된 사회지도층의 자살까지 잦아 국민들에게 던져주는 충격은 실로 엄청나다. 공인의 길을 걷던 사람들이 어느 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삶을 마감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되는 작금의 현실이다.

물론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자살률 1위의 오명을 벗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정부도 역대 최초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확산’을 국정과제에 포함시키고 자살예방 전담부서까지 설치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 심각성을 인식한 국회도 지난 2월 자살예방포럼까지 출범시켜 적극 나서고 있다. 민간차원에서도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한국자살예방협회,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한국생명의 전화, 선플재단, 라이프, 한림대 자살과 학생정신건강연구소 등 자살예방 민간 네트워크가 이미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자살률 1위의 오명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을 살펴보면 2016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25.6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OECD 평균인 12.1명의 2.4배 수준이다. 2위인 헝가리의 19.4명과도 크게 격차가 난다. 이는 교통사고 사망률 10.1명의 2배 수준이며 외인사의 절반 가량인 46.4%가 자살로 인한 사망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연간 자살사망자는 1만 3,092명으로 하루 평균 36명 꼴로자살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노인들의 자살이다. 노인 자살률은 53.3명으로 전체 자살률의 2배 이상이며 OECD 노인 자살률 18.4명의 무려 3배 수준에 달한다. 매우 안타깝게도 10대·20대·30대 우리 국민의 사망원인 1위가 바로 자살로 나타나고 있다. 비극이자 불행이다. 복지부에 자살예방정책과까지 신설되어 이 불명예를 벗어나기 위해 국가가 나섰다.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도 마련됐다.

하지만 절망 앞에서 삶의 한 걸음을 내딛기 두렵고 비극적인 선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많은 자살공화국의 오명을 언제나 벗어날 수 있을 까 싶다. 노인자살률도 1위이고 심지어 청소년 자살률도 1위이다. 청소년기의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것이 청소년 자살이다.  113만 명이 넘는 실업자, 최악인 청년실업률, 노인빈곤률 등이 말해 준다. OECD 국가 중 노인빈곤률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는 노인 2명 중 1명이 한 달 생활비가 100만원도 되지 않는다. 빈곤과 질병, 고독, 이른바 노인 3고(苦)가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의 세계적인 노인자살률로 그 비극을 말해준다. 

사회지도층의 자살도 큰 문제이다. 최근 한방병원의 이사장이 검찰수사 도중에 12층에 건물에서 투신했지만 다행히 생명은 건졌다. 10억대의 광고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중이다. 한마디로 부정부패, 비리의 의혹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정치인 등 공인들이 삶의 포기하는 경우를 너무나 자주 접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가득이나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허덕이고 있는데 사회지도층의 극단적인 선택마저 접하게 되니 참으로 안타깝다.

자살 (suicide, 自殺)이란 행위자가 자신의 죽음을 초래할 의도를 가지고 자신의 생명을 끊는 행위이다. 소중한 삶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는 큰 비극이다. 그러나 절망과 좌절, 자포자기의 부정적이고 악의적이며 극단적인 행위는 우리 사회의 독버섯이자 악마의 부추김에 다름 아니다. 분명 단순히 정책만 가지고 자살을 예방하기에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가 너무나 어지럽다. 생명존중의 건전한 사고방식과 국민정신건강이 바로 서야 하는 문제이다. 무엇보다 행복한 사회, 희망이 넘치는 사회가 선결되어야 한다. 부정부패와 비리가 근절되고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작동될 때 소중한 삶을 포기하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절망과 좌절, 자포자기의 암울한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려는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

 OECD 34개 회원국 중 행복지수가 33위인 그야말로 꼴찌인 나라이다. 자살률 1위 뒤에 숨겨진 자살 독버섯의 씨앗이다. 저출산, 노인빈곤, 청년실업, 고용대란, 폐업대란 등의 그늘에서 학생이나 어른, 젊은이, 아이 할 것 없이 지친 하루하루를 보내며 부정적이며 비극의 씨앗들이 숨어있다. 틈만 나면 자살의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사회가 된다면 이는 엄청난 비극이다. 심지어 툭하면 사회지도층까지 자살로 삶을 마감하니 더욱 안타까운 현실이다. 국민정신건강이 위기이다. 자살을 줄이기 위한 좀 더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범국민적인 운동과 행복사회 건설을 위한 자구노력이 절실하다. 우리 사회 독버섯인 자살로부터 하나뿐인 소중한 생명을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대한민국 공동체를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홍시라 기자  sheilah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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