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멘탈기고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1년, 무엇이 문제인가?

이 원 진 객원기자

한국정신건강신문

2017년 5월 30일, 이전의 ‘정신보건법’을 전면 개정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됐다. 그 동안 의료현장에서 나타났던 각종 시행착오와 문제점, 개선점 등에 관해 점검해보고자 한다. 이 법의 전면개정 당시 의료계에서는 개정안이 환자의 인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입원치료 과정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 정작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는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해 왔다.

이후 정부에서 입원환자의 10% 이상 탈원화를 목표로 한 법이라는 얘기가 있어왔고, 1970년대 미국의 탈원화 이후 대다수의 정신질환자가 범죄에 노출되어 대다수가 연방교도소에 수감된 사례가 있는데 우리나라도 그렇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많았던 터다. 또한 이탈리아의 경우처럼 완전 탈원화가 목적인데 정작 갈 곳도 없는 수많은 환자들은 어디로 가란 말이냐 등의 논란도 있었다. 아직까지 명확한 데이터가 나와 있지는 않지만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전후에 크게 걱정했던 대량 탈원화에 대한 걱정은 크게 덜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25일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 가동에 따른 보건복지부 보도자료에 의하면 2016년도 말 현재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 수가 6만9,162명이었으나 법 시행 후 약 1년이 다돼가는 2018년 4월 23일 현재 6만6,523명으로서 2,639명(3.8%)이 감소되었다. 이 보도자료에서 보듯 대량 탈원화에 대한 걱정은 어느 정도 덜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초 국공립병원과 상급종합병원으로 제한했던 교차진단기관을 민간정신병원으로까지 문호를 개방하고 출장 진단에 따른 수가도 신설한데다가, 또한 출장 진단을 위한 국립병원에서의 의사 충원 등도 어느 정도 대량 탈원화에 대한 완충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다가 ‘예외규정’을 별도로 마련하여 출장 진단 의사 부족 시 같은 의료기관 2명 진단이라는 특단의 조치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법이 새로 바뀌었다고 해서 정신질환 진료수가 체계까지 바뀐 건 아니다. 의료급여 정신과 정액수가는 10년이 넘도록 사실상 동결되어 있다. 2017년 3월 13일 의료급여 정액수가를 4.4% 인상했다고는 하지만 의료급여 외래진료비가 행위별 수가제로 전환되면서 약값의 실거래가, 정신요법의 횟수제한 등에 따라 정액수가제 이전보다 병원의 소득이 20% 이상 줄어들어 전체적인 진료보수는 10년 이상 건강보험 대비 56%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10년 동안 물가상승률, 임금인상률, 최저임금인상률, 같은 정신질환자이지만 건강보험환자는 매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의 인상률에 연동되고 있다. 하지만 의료급여 정신질환 정액수가는 10년이 넘도록 제자리걸음을 하며 건강보험환자 대비 50% 수준의 상대적 박탈감 속에서 식사, 투약, 정신요법, 각종 관리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정신의료기관들 역시 개정법에 따른 행정업무가 늘어나는 만큼 직원 수도 늘여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라며 오히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을 줄이는 고육책을 강구하고 있는 현실이다.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1년이 되는 시점에서 지금까지 정신의료기관 현장에서 겪었거나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살펴보자.

[입원연장 사례]

▶ 법 시행 후 1개월 이상 입원한 환자의 입원연장 심사 청구함. (본원 450건) 그러다보니 일정기간이 되면 연장심사 대상자가 대거 몰리게 됨. 올해까지 청구마감일 2주전부터 같은 기관 2명의 진단을 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만들어 놓았으나 내년부터는 어떤 방안이 나올지 우려됨. 국립병원은 요양원등 시설의 2차 진단으로 인력이 부족한 상태이며 배정신청 중 1건의 2차 진단도 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 다른 민간병원도 한꺼번에 몰린 대상자 때문에 제대로 2차 진단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 이에 대해 연장심사 대상자의 분산이나 다른 대책이 필요함.

 

▶ 입원 연장심사는 입원마감일 1개월에서 2개월 사이에 지자체로 청구를 하게 되어 있음. 하지만 현실은 지자체에서 30일 짜로 마감하여 서류를 청구해 달라고 함. 이런 경우 타병원의 2차 진단까지 받아야 하는데 지자체의 청구기간을 맞추기 힘든 상황이 됨. 지자체에 청구를 하면 지자체에서 청구한 날로 15일내에 결과를 주어야 하나 현실은 지자체의 스케줄에 따라 청구를 하고 있어 행정업무에 차질발생.

[예외규정/2017. 12. 31/보건복지부]

▶ 입원 기간 연장심사 신청 시 2인 이상의 전문의의 진단을 달리 정하는 시행방안(‘17.12.31.)

 

⇨ 5.30일 이후 입원(입소) 등을 한 환자(시설 입소자)에 대하여 입원(입소) 기간을 연장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연장심사 청구 전에 지정진단의료기관의 전문의에 의한 추가진단을 실시하되, 예외적으로 전문의가 부족한 사정이 있는 경우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같은 의료기관의 전문의가 추가 진단을 실시

 

⇨ 국가 입·퇴원관리시스템에서 법의 규정에 의한 전문의 배정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같은 의료기관 추가 진단을 할 수 없으며, 고의·과실로 미신청하거나 전문의 배정을 하기 어렵게 한 경우에는 보건복지부의 현장점검, 보건소 지도감독 등 집중 점검 실시

 

⇨ 입원(입소)만료일 2개월 전부터 입원(입소)만료일 1개월 전까지 연장심사 청구 가능

- 연장심사 청구 마감일 2주 전까지 추가 전문의 배정을 받지 못하면 그때부터 마감일까지 국가 입·퇴원관리시스템에 접속하여 같은 의료기관 추가 진단으로 전환신청

- 같은 의료기관 추가 진단은 국·공립, 지정진단의료기관에 한해 가능

 

⇨ 전문의 1인 병원 및 정신요양시설(촉탁의 1인)의 경우, 국·공립 및 지정진단의료기관의 추가진단 전문의 배정을 받아야 함.

3. 행정입원이 법 개정 후 새로운 입원형태로 추가됨.

자,타해의 위험이 높아 입원이 필요한 환자가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 협조가 되지 않을 경우 행정입원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지자체의 행정입원 협조가 잘 되지 않고 있음.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와 홍보가 절실히 필요함.

[입·퇴원절차 상에 나타난 문제점]

▶보호자가 없거나 요건이 안 될 때, 환자가 자의입원을 원치 않을 때 입원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입원할 방법이 없음

⇨ 행정입원 할 시 시작과 과정이 복잡하고, 해당 지자체에 비협조로 행정입원 진행이 불가한 경우가 종종 발생

 

▶입원 시 마다 구비서류(주민등록표등본, 가족관계증명서, 제적등본, 환자 및 보호자의 신분증 등) 문제

⇨ ex : 3개월 내 재입원 시 기존서류의 복사본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해야 함

⇨ 잦은 입 퇴원을 반복하는 환자의 보호자와 실무자 모두가 번거로움

 

▶구비서류(주민등록표등본)의 유효기간이 3개월로 너무 짧음

⇨ 기간을 1년 단위 등으로 늘이거나 삭제 필요

 

▶보호입원 수속 시 보호자가 서명해야하는 부분(입원신청서, 서약서, 권리고지, 사생활보호신청서 등)이 너무 많음

⇨ 보호자도 불만이 많고, 실무자가 모두 챙겨야하는 어려움으로 행정낭비 발생

 

▶환자 또는 보호자가 입원을 원하지만 이송과정에 어려움이 큼

⇨ 정부에서 119와 112가 이송할 수 있도록 강제 협조제도 마련 절실

 

▶외국인 환자 보호입원 시 구비서류(국내거소신고 사실증명서,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서 등) 제출에 어려움이 큼

⇨ “민원24시”에서 발급가능하다고 하나 외국인이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 이용하는 경우가 드물고, 필요서류에 대해 이해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서류제출 기간을 1주일 이내 등으로 연장해야 함

 

▶보호입원 수속 시 입원에 동의는 하나 보호의무자 2인 중 1인이 내원할 수 없는 경우(타 병원 입원 중, 고령, 거동이 힘든 경우 등)에 대한 예외규정이 추가로 마련되어야 함

[‘입원적합성심사’ 실시에 따른 문제점 및 보완점]

▶ 정신질환자 이송에 대한 명확한 규정 및 정형화된 매뉴얼 마련 필수

⇨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상에 의거, 정신과적 응급상황 및 자.타해의 위험성이 높아 사설응급차량을 이용할 시 발생되는 문제로 입원적합성심사에서 적합성에 어긋날 수 있다는 사례가 있었음

 

▶ 입원적합성심사 시 심사기준에 대한 정형화된 매뉴얼 마련 필수

⇨ 심사에 대한 판정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취합한 결과가 통보될 것으로 예상됨

⇨ "퇴원" 이라는 통보를 내릴 때에는 정형화된 매뉴얼에 따라 근거가 명확히 제시되어야 함

⇨ 지자체마다 심사기준에 대한 차이가 있거나 그 기준이 모호하여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함

[보호의무자를 이행할 수 없는 사유에 관한 고시<보건복지부 고시 2018-203호>]

▶ "3개월 이상 장기간 해외에 체류 중인 경우" 에 해당할 경우 관련 구비서류

⇨ 행정절차상 관련서류를 제출해야 할 경우 그 방법이 "민원 24시“ 이용, 출입국관리사무소 방문, 동사무소 이용" 등이 있으나 실제적으로 해외체류 중인 본인이 발급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그 외 국내 있는 다른 보호자가 발급받을 경우 절차가 복잡하여 서류 제출에 문제가 다수 발생

 

▶ 발급절차 간소화 등 대체방안 필요

⇨ 예, 필수서류인 "출입국증명서" 발급 방법

① 본인이 외국에서 “민원24” 접속하여 병원으로 보내준다(공인인증서 필요)

② 가족이 “민원24” 접속하여 병원으로 가져온다(외국 나가있는 사람의 공인인증서 필요)

③ 본인이 외국 대사관에 가서 발급받아서 병원으로 송부한다

④ 국내에서 가족이 위임장, 신분증사본(외국에 나가있는 사람)을 가지고 가까운 출입국 관리사무소 방문(즉시발급).

⇨ 동사무소는 팩스민원(약 3시간 소요)을 통하여 발급

 

▶ "지자체 확인"을 할 수 있는 서식화된 서류를 만들어 행정업무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서식 마련 필수

지금까지 정신의료기관 현장을 통해 나타난 문제점들로 인한 혼란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조속한 개선 보완조치를 기대한다.

한국정신건강신문  mh@mentalnews.kr

<저작권자 © 한국정신건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정신건강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