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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라의 기자수첩 – 갑질 문화 논란, 변화의 시작

홍 시 라

기동취재팀장

한국정신건강방송ANN

 설렘으로 가득차야 할 올림픽에 특혜, 막말, 폭행 등이 얼룩져있다. 88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는 것은 온 국민을 들뜨게 했다. 그때와 같은 열기를 느낌과 동시에 30년이란 세월이 흐른 만큼 우리는 더욱 성숙한 올림픽을 기대했다. 화려한 개막식과 최신식 경기장은 그런 기대를 충족시켰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의 의식 수준은 30년 전에 머물러 있었다.

올림픽 개막 직전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에이스 심석희 선수가 코치에게 폭행을 당한 뒤 선수촌을 이탈했다가 다시 훈련에 합류한 적이 있었다. 선수촌 내부 문제를 넘어서서 일부 정치인과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현장에서 이른바 ‘갑질’을 해 지탄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스켈레톤 종목에서 윤성빈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순간 트랙 마지막 지점인 ‘피니시 라인’에 들어가 응원을 하다 구설수에 올랐다. 피니시 라인에는 윤 선수의 어머니도 들어갈 수 없었지만 박 의원은 당당하게 안내를 받고 윤 선수 옆에 함께 서있었다. 특혜로 논란이 되자 박 의원은 "본의 아니게 특혜로 비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폭행’, ‘특혜’ 뿐 아니라 ‘막말’ 논란도 있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지정석에 잘못 앉아있자 자원봉사자가 자리를 옮겨 달라 부탁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응하지 않고 봉사자에게 “머리가 없는 거냐”는 등의 막말을 했다고 한다. 이후 사과를 했다고는 하지만 막상 현장에 있던 자원봉사자들은 사과를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한다.

기술이 발전한 만큼 성숙한 의식을 기대했지만 평창올림픽에서 우리들의 민낯은 여과 없이 드러났다. ‘갑질 문화’, ‘갑질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에는 갑질이 만연해 있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갑질 문화’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 이상이 갑질 횡포를 당해본 경험이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95.1%가 우리나라의 ‘갑질 문화’를 심각한 편이라고 바라볼 만큼 갑질 문화의 개선은 매우 시급한과제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달 검찰 내 성추행을 용기 있게 폭로한 서지현 검사에 의하면 2010년 성추행 당시 자리에 있던 법무부 장관과 검찰 간부 중 그 누구도 추행을 제지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목소리를 냈던 서 검사는 경고를 받고 서울북부지검에서 통영지청으로 발령이 났다. 그리고 2018년 다시 용기 있게 검찰의 갑질을 밝혔고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 대한민국에서도 ‘미투 운동’이 번지고 있다.

성추행에 대한 ‘미투 운동’이 활성화 되고, 지도층의 ‘갑질’이 최근 들어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탄으로 보인다. 비록 미적지근한 사과이기는 하지만 갑질로 논란이 되었던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공개 사과를 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던 갑질 문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변화해나가는 과정인 것이다.

갑질로 물의를 일으킨 일부 사회 지도층은 자신의 감투가 그저 맡은 직책이 아니라 누군가를 거느리고 무시할 수 있는 권력이라 생각한 듯하다. 감투는 책임감을 지니고 조직을 원만하게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특혜를 위한 소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갑질 문화의 치유는 직책, 나이, 학벌 등과 상관없이 우리는 모두 동등한 사람이라는 인식부터 출발한다. 변화에는 아픔이 있지만 그 후에는 더욱 성숙해진다. 언젠가 다음 올림픽이 한국에서 열릴 때에는 발전한 기술만큼이나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해 본다.

홍시라 기자  sheilah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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