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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정신장애와 편견을 이기고 우뚝 선 인간승리 정신장애 3급 김 성 현씨

올해 나이 48살 정신장애를 딛고 제 2회 울산지방공무원 일반 행정직에 당당해 합격했다. 전국적으로 수천 명을 뽑는 국가공무원 공채시험에는 해마다 수십만 명의 이른바 공시생(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사람)들이 몰려 엄청난 경쟁률을 보이는 그야말로 바늘구멍 같은 시험이다. 9급 시험에만 21만 명, 전체적으로 40만 명을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시험에 당당히 합격의 영예를 앉았다. 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2017년 9월 13일 제 2회 울산지방공무원 일반 행정직 9급 합격! 이는 정신장애인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그야말로 엄청난 쾌거였다. 전국에 정신장애인 가족들을 포함하여 관계자들의 축하와 감탄이 이어졌다. “정신장애인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용기, 꿈을 심어주었다. 그동안 사회적 편견과 차별 속에서 숱한 좌절과 고통을 이겨낸 사람 그는 바로 정신장애 3급인 김성현씨이다. 인간승리의 귀감이 아닐 수 없다.

김성현씨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읍에서 2남 1녀 중 차남으로 현재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헤어져 현재까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기초생활수급자로 수급비를 모아 공무원서적 등을 사며 틈틈이 어렵게 공부를 해왔다. 김성현씨는 주로 울산시내 도서관을 이용해 공부를 했다. 단순히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하는 도중에도 나이 드신 어머니를 대신해 밭일이나 집안일을 도우며 어머니를 극진하게 섬기는 효자로 정평이 나 있다. 자신의 어려움이나 장애의 고통을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할 일이 많아 부지런함이 몸에 배여 있다. 사실 김성현씨는 경북대 행정학과를 4학년까지 다니다 정신질환으로 중도에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처음부터 정신질환을 앓았던 것이 아니다. 청운의 꿈을 포기한 채 정신질환의 치료의 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그는 결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공부를 잘했던 김성현씨는 경북대 행정학과를 입학한 뒤 군대를 가게 된다. 그것도 의무시험병으로 복무하였으나 이 때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 적응을 하는데 많이 힘든 시절을 보냈다. 이때부터 벌써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김성현씨는 이런 가운데도 힘들게 군대를 제대 후 대학 복학하게 된다. 그러나 조짐이 좋지 않았다. 복학이후 4학년 1학기 때 학과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성격마저 예민해져 교수님들과도 자구 트러블이 발생하면서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자퇴를 하게 된다. 그는 자퇴 후 2달 동안 부산메리놀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조현병 3급 진단을 받게 되었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정신질환의 치료의 길에 들어선 그는 이후부터 반복적으로 입·퇴원을 거듭하게 된다. 여느 정신질환자와 마찬가지의 길을 걸었다. 지금도 울산기독교병원을 다니고 있다. 정신질환을 극복할 수 있다는 나름대로의 신념과 의지를 갖고 살아가고 있다. 그의 삶을 바꾼 것은 2006년 12월부터 정신재활시설인 좋은 친구들에 등록해 주간재활 및 직업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부터이다. 이 시설을 통하여 좋은 프로그램도 접하고 폭넓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면서 새로운 삶의 의지와 목표를 찾게 된다. 경북대 행정학과를 4년을 다녔으니 사실 다 다닌 것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못 다한 꿈을 이루기 위한 불꽃이 지펴지고 타올랐다. 내면에서 울려 퍼지는 “공부를 하자“, ”공무원 시험을 보자“, ‘나는 할 수 있다" 는 확고한 신념을 갖게 된다.

김성현씨는 대학자퇴 이후부터 7급 공무원 준비를 꾸준히 해왔었다. 정신과약을 먹다보니 졸음과 싸우며 열심히 공부를 했지만 번번이 낙방하자 사실상 포기를 했었다. 그러나 다시금 이를 악물고 불굴의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2년 전 2015년에 9급 공무원으로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꾸고 다시 일어섰다. 물론 어려운 경제사정과 정신약의 복용, 적지 않은 나이 등등이 그다지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주변으로부터 과연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의 눈초리도 있었다. 왜냐하면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아직도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배어 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집안사정마저 어렵다 보니 기초생활수급비를 조금씩 모아 공무원서적을 사서 스스로 독학으로 힘들게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공무원학원이나 동영상강의는 성현씨에게는 큰 사치일 수밖에 없었다. 돈이 들어가는 공부는 엄두를 내지도 못했다. 여기에다 그야말로 집안에서는 공부할 환경도 마련되지 않았다. 그가 공부를 하기위한 유일한 방법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항상 울산시내와 집근처의 도서관을 이용해 늦은 밤까지 공부를 하며 꿈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그는 드디어 ‘2017년 9월 13일 제 2회 울산지방공무원 일반 행정직 9급 합격!’이라는 자신의 꿈을 이뤘다. 정신장애인이라는 편견과 그릇된 인식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40만 공시생들이 열망하는 공무원시험에 당당히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어려움 속에서도 결코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이룬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결실이다. 더욱이 나이 드신 어머니를 홀로 모시면서 열심히 공부해 이룬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그 합격의 의미가 남다르다 할 것이다.

정신장애를 딛고 일어서 김성현씨가 이룩한 공무원시험의 합격을 단순히 시험에 합격했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그것은 오늘도 병의원을 비롯해 전국 시설에서, 가정에서 평생을 투병의 길을 걷고 있는 정신장애인들, 정신질환자들에게 희망과 용기, 꿈을 심어주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드높다. 전국 최초의 정신장애인의 공무원 합격이 갖는 의미는 정신장애인이나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가 평등한 사회에서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아름다운 사회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줬다는 것이다. 전국에서 이 소식을 접한 정신장애인 가족들은 모두가 힘찬 격려를 박수를 보내고 있다.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경남지부 조순득 회장은 “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정신장애인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가족들과 정신장애 당사자들에게 큰 용기와 힘을 주었습니다. 정말 가슴이 벅찹니다.”라고 감격해서 말을 잇지 못하였다. 정신장애인이 드디어 해냈다. 재활이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정신건강복지법’을 갖고 마치 정신질환자, 정신장애인들을 위하는 것인 양 호들갑을 떨며 나라가 온통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스스로 재활의 길을 찾아 당당히 일어서는 모습을 보이며

이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정신질환자, 정신장애인의 인권은 감기환자처럼 단지 약을 먹고 있을 뿐인 이들을 위한 진정한 편견해소와 재활지원, 그리고 관련 직업재활시설들의 확충이라는 것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좋은 친구들 최은실팀장은 “ 정말 값진 합격입니다. 저희 시설에서 같이 함께 해온 시간들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전국의 정신장애인들과 가족들도 소식을 듣고 내일처럼 기뻐하며 축하해주고 있어요. 한국정신건강신문에 크게 실어서 모두에서 이 기쁜 소식을 알렸으면 해요.” 이런 마음이 전국 곳곳에 이미 전달되어 모처럼 청량제가 되고 있다.

정신장애인 김성현씨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함으로써 좋은 친구들 회원들도 “꿈을 가지고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는 이룰 수 있구나!” 하는 희망이 생겨 재활의 의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지역주민들도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이룬 김성현씨의 사연을 듣고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귀감이 될 것이라고들 입을 모으고 있다. 김성현씨는 말한다. “ 우리는 할 수 있다. 정신질환은 극복할 수 있다. 전국의 당사자, 가족들이여! 힘을 내세요. 여러분들도 저처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편견을 이겨내고 당당히 재활을 길을 걸어갑시다. 저도 여러분들의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하여 더욱 더 열심히 살아가렵니다.” 1969년 생으로 올해 나이 48살,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에 정신장애를 딛고 김성현씨는 드디어 2017년 제 2회 울산지방공무원 일반 행정직 9급에 당당히 합격하여 모든 이들의 가슴을 울리는 진정한 승리자이자 인간승리의 귀감이 되고 있다. <김헌태>

김헌태  kimht22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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